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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신분증에 속아 타인 인감증명 발급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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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손배책임 없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인감증명서를 발급할 때 신청인의 외모가 전산상 사진과 다소 다른데도 불구하고 지문을 비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타인의 인감증명서가 발급됐더라도 지방자치단체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이 사진과 실제 모습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이정호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주류유통업체 A사가 B씨와 강서구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38980)에서 “B씨만 A사에 2억3600여만원을 지급하고, 강서구청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서구청 공무원은 인감증명사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으로서 허위로 발급된 인감증명의 부정사용을 방지할 의무가 있지만, B씨가 위조한 신분증의 실제 소유자와 나이가 비슷하고 외모에도 유사한 부분이 있어서 다른 사람임을 알아챌 수 없었다”며 “담당 공무원에게 평균적인 인감증명발급 담당 공무원이 통상 갖춰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통상적인 인감증명서 발급 담당 공무원에게 사진과 실제 신청인의 외모가 현저하게 다른 경우가 아니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경우에도 반드시 동일인인지 의심하고 무인을 비교하는 식으로 확인할 것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B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에 붙어 있는 사진을 제거하고 자신의 사진을 붙여 신분증을 위조한 뒤 이를 이용해 강서구청에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았다. B씨는 이 인감증명서를 이용해 타인의 아파트를 A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2억3600여만원을 빌려 썼다. A사는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내며 “강서구청도 잘못이 있다”며 피고에 포함했다.

홍세미 기자 sayme@lawtimes.co.kr